사람을 좋아하지 않아도 (opens in new tab)
책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책을 좋아해서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정작 나를 끄는 건 책방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풍경 쪽에 더 가깝다. 책장을 천천히 훑는 사람, 한참을 서서 책 한 권을 고르는 사람, 사지 않을 거면서도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 어떤 책방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일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거기에는 시간이 쌓이고 관계가 쌓이고 기억이 남는다. 그래서 좋은 책방을 떠올릴 때면 나는 책보다 먼저 그 안에 머물렀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된다. 내가 책방을 꿈꾸는 이유도 결국 그 풍경 때문일 것이다. 나는 책을 파는 공간보다 사람이 머무는 공간에 끌린다. 우연히 들렀다가 단골이 되는 사람도 있고, 독서모임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같은 동네에 살면서 그저 스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공간 안에서 이어진다. 그런 장면을 볼 때마다 책방이 그냥 가게가 아니라 작은 공동체의 씨앗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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